사이클링: 평균 사이클 파워 (평균파워, 정규화파워, FTP와 W/kg)
파워미터를 처음 달고 라이딩을 마쳤을 때, 많은 분들이 이런 생각을 합니다. "분명히 죽도록 밟았는데 왜 평균 파워가 이것밖에 안 나오지?" 저도 그랬습니다. 그런데 그 숫자가 낮은 게 당연한 이유가 있습니다. 평균 파워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숫자에 끌려다니다가 정작 중요한 훈련 방향을 놓치게 됩니다.
평균 파워, 왜 생각보다 낮게 나올까
평균 사이클 파워(Average Cycling Power)란 라이딩 전체 시간 동안 출력한 힘의 평균값입니다. 단위는 와트(W)이며, 1시간 동안 평균 200W를 유지했다면 그 라이딩의 평균 파워는 200W가 됩니다.
문제는 이 계산 방식에 있습니다. 신호에 걸려 멈춘 시간, 내리막에서 페달을 멈추고 코스팅(coasting)한 구간, 잠깐 물 한 모금 마시려고 쉰 순간까지 전부 0W로 계산되어 평균에 포함됩니다. 그러니 실제로 죽자 사자 밟은 구간만 놓고 보면 훨씬 높은 수치가 나오는데, 전체 평균으로 희석되는 겁니다.
저도 초보 때는 속도에만 집착했습니다. 평균 시속 20km도 못 유지하던 시절에 순간 최고 속도를 높이겠다고 내리막에서 있는 힘껏 스프린트하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는 파워라는 개념 자체를 몰랐으니까요. 파워미터를 처음 달고 나서야, 속도라는 지표가 바람이나 경사, 노면 상태에 얼마나 크게 흔들리는지 실감했습니다. 반면 파워는 그런 외부 요인의 영향을 덜 받고 실제 내 몸이 낸 출력을 측정하기 때문에, 훨씬 신뢰할 수 있는 지표입니다.
그러니 평균 파워가 낮게 나왔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게 정상입니다. 오히려 그 숫자를 어떻게 해석하느냐가 더 중요한 질문입니다.
정규화 파워, 평균보다 이게 더 정직하다
사이클 훈련에서 저는 지금 정규화 파워(Normalized Power, NP)를 가장 먼저 확인합니다. NP란 실제 라이딩의 출력 변동성을 반영해서 "만약 일정한 강도로 탔다면 어느 수준이었을까"를 추정한 값입니다. 쉽게 말해, 체감 강도에 더 가까운 숫자입니다.
예를 들어 오르막에서 350W를 밟고 내리막에서 50W로 코스팅했다면, 단순 평균 파워는 꽤 낮게 나올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몸이 받은 스트레스는 계속 200W를 유지한 것보다 훨씬 큽니다. 근육은 고강도 구간에서 젖산을 빠르게 쌓고, 회복할 틈도 없이 다음 오르막을 맞이하니까요. NP는 이 변동성을 수식적으로 보정한 값으로, 평균 파워보다 실제 피로도를 더 잘 반영합니다.
케이던스(cadence)라는 지표도 비슷한 맥락에서 떠올립니다. 케이던스란 분당 페달 회전 수를 뜻하는데, 저도 한때 인터넷에서 "90rpm이 정답"이라는 말을 믿고 억지로 맞추려 했습니다. 그런데 케이던스든 파워든, 숫자를 억지로 맞추는 것보다 왜 그 숫자가 중요한지 이해하는 게 먼저라는 걸 나중에야 깨달았습니다. NP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수치가 높다는 건 그만큼 몸에 가해진 부담이 컸다는 뜻이고, 저는 NP 230W를 넘기면 그날 라이딩을 고강도로 분류합니다. 제가 비교적 경량 라이더라는 점을 고려한 기준이긴 하지만요.
정규화 파워는 트레이닝 피크스(TrainingPeaks)나 가민(Garmin) 커넥트 같은 플랫폼에서 자동으로 계산해 주기 때문에(출처: TrainingPeaks), 파워미터가 있다면 라이딩 후 꼭 확인해 보시길 권합니다.
절대 파워보다 FTP와 W/kg이 핵심인 이유
파워 숫자를 다른 라이더와 비교할 때 가장 많이 하는 실수가 있습니다. 절대 와트 수만 놓고 "나는 200W니까 상대방 250W보다 못 탄다"고 결론 내리는 겁니다. 체중이 다르면 이 비교는 처음부터 의미가 없습니다.
FTP(Functional Threshold Power)란 약 1시간 동안 유지할 수 있는 최대 평균 파워를 뜻합니다. 사이클링 실력을 평가하는 기준선이 되는 수치입니다. 그리고 이 FTP를 체중으로 나눈 것이 W/kg, 즉 파워 대비 체중 지수입니다. 계산 방법은 간단합니다. FTP(W) ÷ 체중(kg)이 전부입니다.
예를 들어 체중 90kg에 FTP 300W인 라이더와 체중 60kg에 FTP 250W인 라이더를 비교하면, W/kg은 각각 3.33과 4.17입니다. 평지에서는 절대 파워가 높은 라이더가 유리하지만, 오르막에서는 W/kg이 높은 경량 라이더가 압도적으로 유리합니다. 같은 출력으로 더 가벼운 몸을 끌어올리니까요. 제가 경량 라이더라서 그런지, 이 지표를 알게 된 후로 클라이밍 구간에서 괜히 자신감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W/kg 기준으로 일반적인 수준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입문 수준: 2.0 W/kg 미만 — 자전거를 막 시작한 단계
- 아마추어 중급: 2.5~3.5 W/kg — 클럽 라이딩이나 그란폰도 참가 수준
- 아마추어 상급: 3.5~4.5 W/kg — 지역 대회 입상권 수준
- 엘리트/세미프로: 4.5~5.5 W/kg — 국내외 아마추어 레이스 상위권
- 프로 선수: 6.0 W/kg 이상 — 그랜드 투어 클라이머 수준
이 수치는 절대적인 기준이 아니라 참고용입니다. 평지 위주로 타는지, 산악 코스를 즐기는지에 따라 어떤 지표를 더 중요하게 볼지가 달라집니다.
평균 파워 숫자에 집착하면 생기는 문제
솔직히 이건 저도 한동안 빠졌던 함정입니다. 라이딩 후 Strava 기록을 열어보면 가장 먼저 평균 파워를 확인하고, "오늘 왜 이것밖에 안 나왔지"라고 자책하는 날이 꽤 있었습니다.
그런데 인터벌 트레이닝(interval training) 중에 이 문제가 특히 심각해집니다. 인터벌 트레이닝이란 고강도와 저강도 구간을 반복하며 특정 에너지 시스템을 자극하는 훈련 방식입니다. 예를 들어 400W로 5분을 밟고 5분은 가볍게 회복하는 세션이 있다고 하면, 회복 구간에서도 평균 파워가 마음에 안 들어서 계속 밟는 경우가 생깁니다. 결과는 뻔합니다. 고강도 구간에서 목표 파워를 끝까지 유지하지 못하고 무너집니다.
Strava 데이터에 따르면 포장도로 아마추어 라이더의 평균 파워는 약 173W, 프로 선수는 오히려 약 140W 수준으로 나타납니다(출처: Strava). 처음 이 수치를 봤을 때 "왜 프로가 더 낮지?"라고 의아했는데, 이유는 간단합니다. 프로 선수들은 하루에 4~6시간씩 타면서 대부분의 시간을 낮은 강도 구역에서 보냅니다. 반면 아마추어는 1~2시간 짧게 타면서 내내 세게 밟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것도 평균 파워가 얼마나 맥락에 따라 달라지는 숫자인지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평균 파워가 진짜 유용한 순간은 장기 추세를 볼 때입니다. 같은 코스에서 1년 전에는 평균 150W였는데 지금은 180W라면, 체력이 향상되었다는 객관적인 증거가 됩니다. 하루하루 비교하는 용도로는 맞지 않습니다. 당일 코스, 날씨, 피로도, 정차 횟수에 따라 너무 많이 흔들리거든요.
처음에는 속도에 집착하고, 그다음에는 케이던스, 그다음에는 평균 파워. 저도 그 순서대로 숫자에 끌려다닌 시간이 꽤 됩니다. 돌아보면 지표를 모르고 그냥 달리던 초보 시절이 더 순수하게 즐거웠던 것 같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지표를 몰라도 된다는 말이 아닙니다. FTP와 W/kg, NP를 이해하고 나면 내 훈련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훨씬 선명하게 보입니다. 다만 숫자를 높이는 것 자체가 목표가 되는 순간, 훈련 효과는 오히려 떨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오늘 라이딩 후 평균 파워가 실망스럽게 나왔다면, NP와 FTP 대비 강도를 함께 확인해 보시길 권합니다. 그게 훨씬 정직한 그날의 기록입니다.
--- 참고: https://www.bicycling.com/training/a43567762/average-cycling-pow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