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클링: FTP 높이기 (유산소 기반, 역치와 VO2max, 회복)

FTP훈련용 트레이너 장비 이미지


FTP를 높이고 싶다면 역치 인터벌만 열심히 하면 된다고 생각하셨나요? 저도 한때 그렇게 믿었습니다. 그런데 직접 몇 년을 그 방식으로만 훈련해보니, 어느 순간부터 숫자가 꿈쩍도 안 하더군요. FTP(Functional Threshold Power)란 약 1시간 동안 유지할 수 있는 최대 평균 출력 수치를 뜻합니다. 이 숫자 하나가 훈련 강도 설정부터 레이스 페이스 계획까지 모든 것을 좌우하다 보니, 자연스레 집착하게 됩니다. 하지만 FTP는 역치 훈련만으로는 절대 오르지 않습니다.

유산소 기반 없이 역치 훈련은 공허하다

양극화 훈련(Polarized Training)이라는 개념이 본격적으로 유행하기 전, 저를 포함한 대부분의 아마추어 라이더들은 Sweet Spot 훈련을 훈련의 핵심으로 여겼습니다. Sweet Spot이란 FTP의 약 88~94% 강도에서 수행하는 인터벌을 말하는데, 쉽게 말해 '힘들지만 그렇다고 숨이 완전히 끊어지지는 않는' 그 애매한 구간입니다. 2×20분, 3×15분 같은 구성으로 매주 반복했고, 그때는 그게 당연한 공식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런데 돌이켜보면 그 시절에도 기량이 꽤 많이 늘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 이유가 있었던 것 같아요. 자전거를 막 시작한 초보 단계에서는 어떤 방식으로 훈련해도 적응이 빠릅니다. 문제는 그다음입니다. 유산소 기반이 얕은 상태에서 역치 훈련만 쌓아 올리면, 어느 지점에서 딱 막혀버립니다. 집을 지을 때 기초 공사를 허술하게 하면 몇 층까지밖에 못 올라가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전문 용어로는 이 기초 훈련을 Zone 2 훈련이라고 부릅니다. Zone 2란 최대심박수의 약 60~70% 수준에서 장시간 꾸준히 페달을 밟는 저강도 유산소 훈련을 뜻합니다. 이 구간에서 충분히 훈련하면 미토콘드리아(세포 내 에너지 생산 기관)가 늘어나고, 모세혈관이 발달하며, 지방을 에너지로 쓰는 능력이 향상됩니다. 결국 이것이 더 강한 인터벌을 소화할 수 있는 몸의 바탕이 됩니다. 제 경험상 이 부분을 건너뛰고 고강도만 반복하면, 회복이 점점 더 느려지고 훈련의 질이 눈에 띄게 떨어집니다.

역치와 VO₂max, 두 바퀴가 함께 굴러야 한다

Zone 2 기반이 어느 정도 갖춰졌다면, 그다음은 Threshold 인터벌과 VO₂max 훈련을 병행할 차례입니다. Threshold 인터벌이란 FTP의 약 95~105% 강도로 수행하는 훈련으로, 젖산역치(Lactate Threshold)를 직접 자극해 높은 출력을 더 오래 유지하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 목적입니다. 젖산역치란 운동 강도가 높아질수록 혈중에 쌓이는 젖산을 몸이 처리할 수 있는 한계 지점을 의미합니다. 이 지점이 높을수록 더 강하게, 더 오래 달릴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직접 써봤는데, Threshold 인터벌만 반복하다 보면 어느 순간 FTP 수치가 정체되는 시기가 찾아옵니다. 이때 필요한 것이 바로 VO₂max 훈련입니다. VO₂max란 최대 산소 섭취량을 뜻하며, 쉽게 말해 내 심폐 기관이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는 산소의 최대량을 나타내는 지표입니다. 이 수치가 높을수록 FTP가 올라갈 수 있는 잠재적 천장이 높아집니다. FTP의 약 110~120% 강도에서 3~5분씩 반복하는 인터벌이 대표적인 방법입니다.

실제로 훈련 계획을 짜보면, 대략 이런 식으로 구성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1. 월요일: 완전 휴식 또는 30분 이하 가벼운 회복 라이딩
  2. 화요일: Threshold 인터벌 (FTP의 95~105%, 예: 3×12분)
  3. 수요일: Zone 2 라이딩 (60~90분, 대화 가능한 강도 유지)
  4. 목요일: VO₂max 인터벌 (FTP의 110~120%, 예: 5×3분)
  5. 금요일: 회복 라이딩 또는 완전 휴식
  6. 토요일: 장거리 Zone 2 라이딩 (2시간 이상)
  7. 일요일: Sweet Spot 훈련 또는 그룹 라이딩

이 구성에서 핵심은 고강도 훈련일과 저강도 훈련일을 철저히 분리하는 것입니다. 매번 애매하게 힘든 강도로 타는 것이 가장 흔한 실수입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쉬운 날에 더 쉽게 타는 것이 오히려 강한 날의 퍼포먼스를 끌어올린다는 것을, 직접 경험하기 전까지는 반신반의했으니까요. 스포츠과학 연구에서도 이 양극화된 강도 분배가 지구력 선수의 퍼포먼스 향상에 효과적이라는 결과가 꾸준히 나오고 있습니다 (출처: PubMed, Polarized Training Has Greater Impact on Key Endurance Variables Than Threshold, 2014).

측정과 회복, 훈련만큼 중요한 두 가지

FTP 훈련에서 의외로 간과하기 쉬운 부분이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FTP 테스트 빈도이고, 다른 하나는 회복 관리입니다. FTP 테스트는 궁금하다고 자주 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납니다. 테스트 자체가 전력을 다해야 하는 매우 강한 훈련이기 때문입니다. 제 경험상 최소 4주, 가능하면 6~8주 간격으로 테스트하는 것이 적절합니다. 그래야 훈련 적응이 충분히 쌓인 후의 진짜 변화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단 하루의 결과에 일희일비하는 것보다, 분기별 추세를 보는 것이 훨씬 유의미합니다.

회복(Recovery)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합니다. 피로 저항성(Fatigue Resistance)이란 높은 강도의 훈련을 반복해도 퍼포먼스가 급격히 떨어지지 않는 능력을 뜻하는데, 이것은 훈련이 아니라 회복 과정에서 만들어집니다. 수면이 부족하거나 탄수화물과 단백질 섭취가 불충분하면 인터벌의 질이 떨어지고, 결국 FTP는 정체됩니다. 실제로 수면과 운동 성능의 관계를 분석한 연구들에서도 7시간 미만의 수면이 운동 능력 회복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결과가 반복적으로 확인됩니다 (출처: Journal of Clinical Sleep Medicine, Sleep and Athletic Performance, 2021).

그리고 하나 더 말씀드리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양극화 훈련이 새로운 정답처럼 빠르게 퍼지고 있지만, 저는 과거의 Sweet Spot 중심 훈련 방식도 분명히 장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러 강도 구간에서 골고루 훈련하다 보면, 각 구간에서 내 몸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게 됩니다. 이 출력이면 앞으로 몇 분을 버틸 수 있겠다, 조금 더 밀어붙여도 되겠다, 이런 감각이 생기는 거죠. 레이스나 실전 라이딩에서 이 감각은 어떤 수치보다 유용합니다. 과거 프로 사이클리스트들이 현대의 선수들보다 퍼포먼스가 크게 뒤처지지 않았다는 사실이 그 증거 아닐까요.

FTP를 높이는 길은 결국 어느 한 훈련법에 올인하는 것이 아니라, Zone 2 기반 위에 Sweet Spot, Threshold, VO₂max 훈련을 균형 있게 쌓고, 회복을 훈련만큼 진지하게 대하는 데 있습니다. 내 몸의 반응을 세심하게 들으면서 자신에게 맞는 훈련 구성을 찾아가는 과정, 그 자체가 이미 좋은 훈련입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스포츠 의학 조언이 아닙니다. 훈련 강도 조절이나 신체 이상 증상이 있을 경우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시길 권장합니다.

--- 참고: https://www.bicycling.com/training/a45026315/how-to-increase-ftp/?source=n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