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클링: 프로 사이클 훈련법 (훈련량, 강도조절, 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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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고백하자면, 저는 한때 프로 사이클 선수들이 매일 죽도록 전력 질주를 반복한다고 믿었습니다. 뚜르 드 프랑스 중계를 처음 봤을 때 타데이 포가차르가 마지막 콜 드 산 위에서 혼자 치고 나가는 장면을 보고, 저 사람은 평소에도 저렇게 타겠구나 싶었습니다. 그런데 실상을 알고 나면 상당히 다른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프로 선수들의 훈련 구조는 무조건 세게 타는 것이 아니라, 강도와 회복의 균형을 정밀하게 맞추는 과정입니다.

프로 선수들의 훈련량, 실제로 얼마나 될까

자덕(자전거 덕후) 커뮤니티에서는 프로 선수들의 훈련 스케줄을 두고 종종 이런 말이 나옵니다. "프로는 주당 30시간 이상 탄다더라." 맞는 말이긴 합니다. 하지만 그게 매주 그렇다는 뜻은 아닙니다. 제가 지인을 통해 공유받은 월드투어급 선수의 훈련 일정을 직접 살펴봤을 때도 숫자가 일정하지 않았습니다. 어떤 주는 20시간대였고, 어떤 주는 12시간도 채 안 됐습니다.

실제로 월드투어(WorldTour) 선수들의 평균적인 주간 훈련 시간은 약 18~22시간 수준입니다. 월드투어란 UCI(국제사이클연맹)가 공인한 최상위 프로 사이클 리그를 뜻합니다. 그랜드 투어(Grand Tour) — 뚜르 드 프랑스, 지로 디탈리아, 부엘타 아 에스파냐 세 개의 3주짜리 대회를 통칭하는 말입니다 — 를 앞둔 준비 기간에는 주당 28~31시간까지 올라가는 사례도 있습니다. 반면 회복 주간(Recovery Week)에는 10시간 이하로 뚝 떨어집니다. 회복 주간이란 고강도 훈련 블록이 끝난 뒤 몸이 적응하도록 의도적으로 훈련량을 낮추는 기간을 말합니다.

하루 단위로 보면, 일반적인 훈련일 기준으로 3~5시간 라이딩이 흔합니다. 장거리 지구력 훈련일에는 5~6시간까지 늘어나고, 회복일에는 1시간 안팎의 가벼운 라이딩으로 마무리합니다. 이 숫자만 보면 "그 정도면 나도 따라갈 수 있겠는데?"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을 겁니다. 저도 처음엔 그랬습니다. 그런데 시간보다 중요한 게 따로 있었습니다.

강도 조절이 훈련의 핵심인 이유

많은 분들이 프로 선수는 항상 고강도로 탈 것이라고 생각하시는데, 저도 그렇게 믿었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실제 훈련 구조를 보면 정반대입니다. 훈련 시간의 약 75~80%는 저강도 지구력 라이딩(Low-Intensity Endurance Riding)으로 채워집니다. 저강도 지구력 라이딩이란 심박수나 출력이 낮은 상태에서 오랜 시간 유산소 능력을 기르는 훈련을 말합니다. 흔히 '존2(Zone 2) 훈련'이라고도 불립니다.

나머지 20~25%가 고강도 구간입니다. 여기에는 인터벌 훈련(Interval Training)과 역치 훈련(Threshold Training)이 포함됩니다. 인터벌 훈련이란 짧은 전력 질주와 회복을 반복하는 방식이고, 역치 훈련은 젖산 역치(Lactate Threshold) — 피로 물질인 젖산이 급격히 쌓이기 시작하는 강도 — 바로 아래 또는 그 수준에서 일정 시간 버티는 훈련을 말합니다. 이 강도를 꾸준히 자극하면 역치값 자체가 올라가고, 더 높은 출력에서도 오래 버틸 수 있게 됩니다.

일주일 구조를 보면 대략 이런 흐름입니다.

  1. 월요일: 완전 휴식 또는 1시간 이내 회복 라이딩
  2. 화요일: 고강도 인터벌 훈련 (VO2max 자극)
  3. 수요일: 3~5시간 저강도 지구력 라이딩
  4. 목요일: 역치 훈련 또는 레이스 특화 세션
  5. 금요일: 가벼운 라이딩, 다음 날 준비
  6. 토요일: 5~6시간 장거리 지구력 훈련
  7. 일요일: 중간 거리 지구력 또는 그룹 라이딩

중요한 것은 힘든 날과 쉬운 날의 간격이 매우 명확하다는 점입니다. 아무 날이나 세게 타지 않습니다. 제가 공유받은 스케줄에서도 이 패턴이 분명히 보였고, 솔직히 생각보다 쉬는 날이 많아서 처음엔 의아했을 정도였습니다. Cycling Weekly의 존2 훈련 설명에서도 저강도 훈련이 고강도 훈련만큼 중요한 자극이라는 점을 강조합니다.

회복을 훈련으로 보지 않으면 결국 다친다

프로 선수들과 일반 동호인 사이의 가장 큰 차이는 단순히 훈련 시간이 아닙니다. 제 경험상 이 부분이 가장 핵심입니다. 프로 선수는 4~5시간 라이딩을 마치면 바로 식사, 낮잠, 마사지 루틴으로 넘어갑니다. 회복 자체가 다음 훈련을 위한 준비입니다. 반면 저 같은 동호인은 4시간 라이딩을 마치고 집에 오면 밀린 업무, 집안일, 육아가 기다립니다. 회복에 쓸 에너지가 없습니다.

훈련 후 충분히 회복하지 못하면 다음 훈련의 품질이 떨어지고, 피로가 누적되면서 부상 위험이 올라갑니다. 저도 한때 프로 선수들의 훈련 스케줄을 그대로 따라 해보려다 두 달을 버티지 못하고 무릎 통증으로 자전거를 내려놓은 경험이 있습니다. 그때 배운 것이 "훈련량을 늘리기 전에 회복 능력을 먼저 키워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수면만 봐도 차이가 납니다. Cycling News의 프로 훈련량 분석에 따르면 월드투어 선수들은 하루 7~8시간 이상의 수면을 철저하게 관리합니다. 훈련 적응(Training Adaptation)은 실제로 잠을 자는 동안 일어납니다. 훈련 적응이란 운동 자극이 근육과 심폐 기능의 생리적 변화로 이어지는 과정을 말합니다. 자극만 주고 회복이 없으면 몸은 강해지지 않고, 오히려 오버트레이닝(Overtraining) 상태 — 훈련 과부하로 인해 성능이 오히려 떨어지는 상태 — 로 빠져들게 됩니다.

이걸 알면서도 무시하고 싶어지는 때가 있습니다. 진성 자덕들 사이에서 "쟤가 이번 주에 몇 시간 탔다더라"는 말이 돌기 시작하면 나도 모르게 경쟁심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저도 그 분위기에 휩쓸려 쉬어야 할 날 억지로 페달을 밟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닙니다. 그 결과가 무릎 통증이었습니다. 훈련이 최우선 순위에 올라가는 순간, 삶의 균형이 먼저 무너지고 그다음에는 라이딩의 즐거움이 사라집니다.

결국 우리 같은 동호인에게 프로의 훈련 구조가 주는 진짜 교훈은 시간이 아닙니다. 자신의 훈련량과 회복 능력 사이의 균형을 맞추는 것, 그리고 즐거움을 잃지 않는 범위에서 강도를 설계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포가차르가 뚜르 드 프랑스를 씹어 먹을 수 있는 이유가 그 균형을 누구보다 잘 지키기 때문이라면, 우리가 배울 것은 그 정신이지 그 숫자가 아닐 겁니다.

--- 참고: https://www.cyclingnews.com/features/how-much-do-pro-cyclists-train-hours-intensity-rest-and-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