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클링: 우중라이딩 후 관리법 (우중 라이딩을 하면, 체인 관리, 자전거 세척)
자전거를 타고 나서 씻는 건 자전거가 아니라 몸만 씻으면 된다고 생각하시나요? 저도 처음엔 그랬습니다. 그런데 우중라이딩 후 그냥 뒀다가 일주일 만에 체인에 녹이 슬었을 때, 그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비 오는 날 라이딩은 즐겁지만, 그 뒤처리를 제대로 안 하면 자전거 수명이 눈에 띄게 줄어듭니다. 이 글은 그 경험에서 나온 실전 관리법입니다.
우중 라이딩, 실제로 어떤 일이 일어나는가
솔직히 우중라이딩 자체는 생각보다 재밌습니다. 처음엔 비를 피하려고 긴장하다가, 어느 순간 흠뻑 젖고 나면 오히려 마음이 편해지죠. '이미 다 젖었으니까' 하는 심정으로 페달을 밟다 보면 그때부터가 진짜 라이딩입니다. 물론 노면이 미끄러우니 넘어지지만 않는다면요.
문제는 집에 돌아온 이후입니다. 비와 함께 쏟아지는 건 물만이 아닙니다. 도로 위의 오염물질, 흙, 모래가 물과 뒤섞여 자전거 전체에 달라붙습니다. 특히 드라이브트레인(Drivetrain)이 문제입니다. 드라이브트레인이란 체인, 스프라켓(Sprocket), 앞뒤 변속기, 크랭크셋 등 동력을 전달하는 구동계 전체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이 부위는 원래도 마모가 빠른데, 흙과 물이 뒤섞인 상태에서는 마모 속도가 몇 배씩 빨라집니다.
제가 직접 경험해보니 비 온 날 라이딩 한 번 제대로 관리를 안 하면, 맑은 날 라이딩 열 번을 잘 관리한 것보다 부품이 더 빨리 닳습니다. 빗물 자체보다는 빗물이 흙과 섞이면서 만들어내는 연마재(Abrasive) 효과가 문제입니다. 연마재란 표면을 갈아내는 성질을 가진 물질을 뜻하는데, 흙과 모래 입자가 체인 사이로 파고들어 금속을 조금씩 갉아먹는 역할을 합니다.
그래서 저는 우중라이딩이 끝나면 집 앞에서 물통 물이라도 자전거에 먼저 끼얹고 들어갑니다. 특히 타이어는 꼭 닦습니다. 아내한테 혼나지 않으려는 이유도 있지만, 진짜 이유는 그게 자전거 수명과 직결되기 때문입니다.
체인 관리, 이 순서를 지키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우중라이딩 후 가장 많이 하는 실수가 체인에 오일만 덧바르고 끝내는 것입니다. 흙이 묻은 상태에서 오일을 그냥 바르면, 윤활이 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오염물이 더 잘 달라붙는 끈끈한 덩어리를 만들어냅니다. 제 경험상 이건 아무것도 안 하는 것보다 나쁩니다.
체인 관리의 올바른 순서는 다음과 같습니다.
- 물로 체인과 스프라켓의 흙을 1차 제거한다. 단, 고압세척기(High-Pressure Washer)는 절대 사용하지 않는다. 고압세척기란 강한 수압으로 오염을 제거하는 기기인데, 베어링(Bearing) 내부까지 물을 밀어 넣어 윤활유를 씻어내고 오히려 부식을 가속시킵니다.
- 마른 천으로 체인을 감싸고 크랭크를 돌리면서 남은 물기와 오염을 닦아낸다.
- 자연 건조 또는 에어 건으로 충분히 말린다. 이 과정을 서두르면 나중에 녹이 발생합니다.
- 체인이 완전히 마른 것을 확인한 뒤 체인 루브(Chain Lube)를 링크 하나하나에 도포한다. 체인 루브란 체인 전용 윤활유로, 일반 기름과 달리 먼지가 덜 달라붙도록 설계된 제품입니다.
- 도포 후 5~10분 기다린 뒤, 마른 천으로 체인 표면의 잉여 오일을 닦아낸다. 많이 바른다고 좋은 게 아닙니다.
저는 주로 회사 창고 수도가에서 이 과정을 합니다. 집에서 하면 아내한테 등짝을 맞기 때문입니다. 농담 같지만 반은 진심입니다. 세척과 윤활까지 다 마치고 깨끗해진 자전거를 보고 있으면 진짜로 마음이 개운해집니다. 이게 제가 매번 귀찮아도 빠짐없이 하는 이유입니다.
BB(Bottom Bracket)도 관리가 필요한 부위입니다. BB란 크랭크 축을 지지하는 베어링 어셈블리로, 페달링 효율과 직결되는 핵심 부품입니다. 고압세척기로 자전거를 씻으면 이 부위 내부까지 물이 침투해 베어링 수명이 급격히 짧아집니다. Bicycling.com에서도 같은 이유로 고압세척기 사용을 명확히 권장하지 않습니다. 부드러운 물줄기나 젖은 천만으로도 충분하다는 것이 현장에서 검증된 결론입니다.
자전거 세척이 곧 안전 점검이다
주변 라이딩 지인들을 보면 헬멧을 트렁크에 그냥 쳐박아두는 경우가 꽤 많습니다. 솔직히 꼬리내가 날 것 같은 느낌이 들 때가 있습니다. 그건 악취 문제로 끝나지만, 자전거는 다릅니다. 더럽고 관리가 안 된 자전거는 단순히 보기 안 좋은 게 아닙니다. 관리가 안 됐다는 반증이라 실제 안전 문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자전거를 꼼꼼히 세척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점검이 됩니다. 타이어 옆면에 생긴 크랙, 브레이크 패드 마모, 림(Rim) 손상 같은 것들이 닦으면서 눈에 들어오기 때문입니다. 림이란 타이어가 장착되는 바퀴의 금속 테두리를 말하는데, 표면에 생긴 홈이나 균열은 브레이크 성능 저하와 직결됩니다. 세차를 안 하면 이런 것들이 그냥 지나쳐집니다.
의류 관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젖은 빕숏(Bib Shorts)을 오래 착용한 채로 있으면 안장 종기(Saddle Sore)가 생길 수 있습니다. 안장 종기란 땀, 빗물, 세균이 겹치면서 안장과 닿는 부위에 생기는 피부 트러블로, 심하면 며칠간 라이딩을 쉬어야 할 만큼 불편합니다. 저도 한 번 겪고 나서는 라이딩 직후 옷 갈아입는 걸 절대 미루지 않습니다. 특히 흰 져지나 밝은 색 의류는 도로 오염물 얼룩이 완전히 마르기 전에 중성세제로 미리 처리해두면 세탁 후 결과가 확연히 다릅니다. 라이딩 의류 관리 가이드(Veloforte Blog)에서도 발수 코팅(DWR, Durable Water Repellency)이 적용된 방수 재킷은 오염이 심한 상태에서 바로 세탁기에 넣으면 코팅이 손상된다고 설명합니다. 반드시 큰 오염을 먼저 헹군 후 세탁하는 것이 맞습니다.
신발과 헬멧도 빼놓으면 안 됩니다. 젖은 신발을 그대로 닫힌 공간에 두면 곰팡이가 생기고 쿠션이 빨리 망가집니다. 신문지를 꾸겨 넣어 수분을 흡수시키고, 통풍이 잘되는 곳에서 자연 건조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입니다. 헬멧도 스트랩과 내부 패드가 충분히 마르도록 걸어두는 것이 좋습니다.
결국 세차가 안 된 자전거는 십중팔구 다른 관리도 안 됩니다. 세차를 하면서 자전거를 살피게 되고, 살피면서 문제를 잡게 됩니다. 우중라이딩 후 10~20분의 관리가 부품 교체 비용과 안전 모두를 지킵니다. 오늘 비 맞고 돌아왔다면, 자전거를 세우기 전에 한 번만 더 들여다보시길 권합니다.
--- 참고: https://www.bicycling.com/repair/a20024706/7-things-you-should-do-after-every-rainy-rid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