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DIY: 공구통을 챙겨봅시다. (당신은 슈퍼맨, 공구통의 구성, 공구통은 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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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라이딩중에 펑크가 났던 경험, 누구나 한 번씩은 다 있을겁니다. 뿐만 아니라 주행 중에 볼트가 풀려 핸들이 돌아가거나 안장이 주저 앉기도 하죠. 이럴 때 사람들은 두 부류로 나뉩니다. 할 수 있는게 없어 라이딩을 포기하는 부류, 비상용으로 챙겨온 공구를 이용해 그 자리에서 금방 해결하고 라이딩을 계속 이어가는 부류. 어떤 부류에 속하길 원하나요?

작업 개요

  • 작업일시 : 2019.04.27
  • 작업내용 : 자전거 비상용 공구통 소개

*본 포스팅은 과거 작업일지를 바탕으로 재구성한 글입니다.


공구통을 갖고다니는 당신은 어쩌면 슈퍼맨?

2019년도 초에 본격적으로 로드자전거에 입문을 했었죠. 헬멧은 물론이고 클릿슈즈와 쫄쫄이까지 모든 구색을 갖춘 본격 자덕 입문의 해. 자전거도 저의 B급 알 수 없는 클래식 감성에 딱 맞는 위아위스 리버티라는 클래식 형태의 카본 로드자전거였어요. 당시 지방의 소도시에 거주 중이었는데 지역 라이딩 모임에서도 활발하게 활동했었습니다.

라이딩 모임은 처음이었기에 모든게 새롭고 재밌었죠. 물론 모임에는 배테랑 라이더들도 여럿 있었습니다. 저보다 한참 어린 동생이 한 명 있었는데 자전거를 엄청 잘 탔어요. 언제나 지친 기색 하나 없이, 언덕길이 나오면 항상 그 누구보다 제일 먼저 정상에 도착해 사진을 찍어주던 아이. 성격도 밝고 싹싹해서 제가 참 아끼면서도 동시에 존경했던 그런 동생이었습니다.

여름의 어느 날, 여느때처럼 3시간 전후의 코스를 돌고 있었는데 코스 중간 쯤에서 갑자기 제 발밑에서 ‘펑! 슈욱’ 하는 소리와 함께 뒷바퀴에 펑크가 나고 말았습니다. 코스의 중간지점이라 다시 돌아갈 수도 없는 상태. 게다가 산 길이라 자전거 정비소가 있을리 만무했죠. 당황해서 생각조차 멈춰버린 저에게 그 동생이 다가와 말없이 제 자전거를 확인하더니 실란트를 주입하고 막힌 걸 확인한 후 바람까지 채워줬습니다. 불과 10분도 안걸렸던 것 같아요. 안그래도 평소부터 참 좋아하던 동생이었는데 그 일 이후부터는 제 마음속의 영웅이 되었습니다.


공구통의 구성 : 뭘 넣어다녀야 할까?

공구통이 장착된 자전거 모습 사진

그 날 그 동생이 가지고 다니던 공구통이 저에게는 마치 보물상자같았습니다. 필요한 모든게 그 안에 있었으니까요. 그래서 저도 그 보물상자를 가지고 다녀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물통형 공구통 사진

일단 공구통을 가지고 다니려면 말 그대로 공구통이 있어야겠죠. 그래야 그 안에 뭔가를 채울테니까요. 물통 모양의 플라스틱 공구통, 물통모양이지만 지퍼가 달린 소프트케이스 형태의 공구통, 안장가방처럼 매다는 형태의 공구통 등 다양한 공구통이 있지만 저는 가장 기본적인 형태인 물통형 공구통을 선택했습니다.

그럼 이제 공구통에는 뭘 채워넣어야 할까. 일반적인 구성을 살펴봤더니 대략적으로 펑크패치, 타이어레버와 같은 펑크 대비 용품, 미니펌프, 멀티툴 정도입니다. 이렇게 펑크대비용품과 필수 공구를 기본으로 해서 자신에게 필요한 물품이 있다면 그것을 넣고 다니면 되는거죠. 그럼 저는 어떤 구성으로 공구통을 가지고 다니는지 한 번 볼게요.

공구통, 체인링크, CO2카트리지, 멀티툴, 휴대용 토크렌치, 케이블타이, 라텍스장갑, 케이블락, 실란트 사진

저의 경우 자전거가 두 대 있습니다. 한 대는 튜블러, 한 대는 클린처 타입의 튜브를 씁니다. 이게 중요한 이유는 튜브의 형태에 따라 펑크대비 용품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튜블러, 클린처 외에도 튜브리스 타입도 있습니다.

튜블러용 공구통의 구성은 아래와 같아요.

  • 여분의 체인링크
  • CO2 카트리지 2개
  • 멀티툴
  • 휴대용 토크렌치
  • 케이블타이와 라텍스 장갑
  • 케이블락(잠금장치)
  • 실란트(펑크 보수 액)

공구통, 체인링크, CO2카트리지, 멀티툴, 휴대용 토크렌치, 케이블타이, 라텍스장갑, 케이블락, 튜브, 타이어 주걱 사진

그리고 클린처용 공구통의 구성은 실란트 대신 여분 튜브와 타이어 주걱이 포함됩니다. 저의 경우 펑크대비용품과 필수 공구 외에도 토크렌치와 케이블타이, 그리고 라텍스 장갑을 가지고 다니는 편입니다. 여기에 하나 더 추가하고싶은 게 있다면 내 자전거에 맞는 여분의 드레일러 행어입니다. 주행 중 행어가 부러지면 아예 주행 자체가 불가능해지니까요.

공구통에 내용물을 채우는 모습 사진1
공구통에 내용물을 채우는 모습 사진2
공구통에 내용물을 채우는 모습 사진3
차곡 차곡 넣으면 충분히 들어갑니다.

공구통은 어쩌면 부적일수도

재미있는 건 이렇게 공구통을 들고 다닌 이후로 약 7년간 펑크가 딱 한 번 밖에 없었다는 점. 첫 본격 입문 후 고작 5개월만에 첫 펑크가 났던 걸 생각하면 이후로는 거의 펑크가 없었다고 할 수 있죠. 실제로 커뮤니티에서도 회자되는 말 중에는 ‘수년간 공구통을 쓸 일이 없었다. 어쩌면 공구통은 사고를 막아주는 부적같은 존재같다.’ 라는 얘기가 있어요. 이건 진짜인 것 같아요.

그럼 이렇게 물어볼 수도 있죠. ‘그 정도면 공구통 필요 없는거 아냐?’ 네 필요 없어요. ‘대부분’의 라이딩에서는 말이죠. 근데 진짜 만의 하나, 그 수 만 분의 일의 확률에 대비해서 가지고 다니는거죠. 굳이 굳이 무거운 공구통을 들고다니는 이유 하나만 더 말해볼게요. 내가 아니라 동료가 펑크나면 그저 멀뚱히 쳐다보는 사람이 되고 싶은가요? 아니면 제가 좋아하던 그 동생처럼 누군가에게 슈퍼히어로의 모습으로 남고 싶은가요?

저도 언젠가 누군가의 마음속에 영웅으로 남을 수 있는 기회가 왔으면 하네요. 그 날을 위해 오늘도 무거운 공구통을 들고 나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