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DIY: 평페달 떼고 클릿페달 설치하기 (신기한 페달을 만나다, 무섭지만 일단 설치, 무서운 게 아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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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클릿페달과 클릿슈즈의 세계로 입문하게 된 시점입니다. 자덕이라면 클릿슈즈정도는 신어줘야겠죠. 궁금하기도 하고 또 무섭기도 했던 클릿페달. 좌삼우삼 이라는 말이 있을만큼, 즉 왼쪽으로 세 번, 오른쪽으로 세 번은 넘어져야 클릿에 적응한다는 말이 있을만큼 무릎을 어느정도 내어줄 각오를 해야 적응할 수 있는게 클릿이라는 얘기를 너무나 많이 들어왔기에 그 공포는 더욱 컸습니다. 아무튼, 이왕 결정했으니 쇠뿔도 단김에 빼랬다고 페달을 구입해서 설치해봅니다.

작업 개요

  • 작업일시 : 2018.06.28
  • 작업내용 : 자전거 페달 교체

*본 포스팅은 과거 작업일지를 바탕으로 재구성한 글입니다.


너무 신기한 저 페달은 도대체 뭐지?

클릿페달을 달고 있는 라이더 사진

당연하게도 저는 항상 평페달을 달고 달렸습니다. 처음 자전거를 살 땐 클릿페달이라는 게 있는 줄도 몰랐죠. 자전거를 타는 일반인들은 대부분 평페달만이 페달이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저도 그랬거든요. 언젠가 길에서 신호대기 중에 클릿페달을 달고 타는 낯선 사람을 만난 적이 있습니다. 언뜻 보기에도 페달이 엄청 작아보이길래 저 작은 페달을 어떻게 밟고 다니는거지 싶었어요. 일단 그 사람의 복장도 남달랐습니다. 딱 보기에도 몸매가 훤히 드러나는 딱 붙는 쫄쫄이를 위아래로 세트로 입고있었어요. 그 당시 저는 쫄쫄이를 극혐했기 때문에(어쩌면 쫄쫄이를 입고있을 미래의 나 자신을 예상했기 때문에 무의식적인 거부감에 더욱 싫어했을지도) 역설적으로 그 사람이 더 눈에 띄었을지도 모르겠네요.

아무튼 페달이 너무 신기해서 눈을 뗄 수가 없었어요. 도대체 저걸 달고 다니는 이유가 뭘까, 머릿속으로 계속 고민하던 찰나, 갑자기 그 사람이 페달에 한쪽발만 얹은 채 발을 들어올리는데 맙소사, 페달이 발에 딱 붙어 11시 방향까지 쭉 따라올라가는 거 아니겠어요. 그 순간 오히려 제 머릿속은 더 혼란스러워졌어요. 아니 어떻게 페달을 한 발로 저 위치까지 들어올렸지? 페달이랑 신발이 붙어있나? 그럼 자전거를 타는게 가능해? 아니지, 반대발은 땅을 짚고있었잖아. 그럼 신발이 붙어있는 것도 아닌데.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지? 라는 수많은 생각이 머리를 스칠 무렵, 그 쫄쫄이 남자는 아주 빠른 속도로 제 시야에서 사라지고 있었습니다.

그 페달은 인터넷에서 비교적 쉽게 찾을 수 있었습니다. 바로 클릿페달. 쇠붙이를 이용해 신발과 페달을 결합할 수 있고 발을 비틀어 쉽게 분리도 가능한 그런 물건. 너무 충격적이었지 만 원리를 알고 나니 오히려 좀 무서웠어요. 당황해서 발이 안빠지면 그대로 넘어지는거 아니야? 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지배했거든요.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도 ‘좌삼우삼은 해줘야 적응한다.’, ‘저 오늘 좌로 두 번 넘어졌으니 이제 좌는 한 번 남았네요.’ 라는 말들로 가득해서 그 공포심은 더더욱 증폭되었습니다. 그렇지만 워낙 강렬했던 페달의 인상때문이었을까요, 공포는 오히려 점점 호기심으로 바뀌었고 결국 저도 클릿페달과 클릿슈즈를 구입하기에 이르렀죠.


무서운지 아닌지는 경험해봐야지. 일단 설치해보자.

탈착식 페달 전체 구성품 사진
생각보다 구성품이 많네요.

저는 한 대의 자전거에 평페달과 클릿페달을 번갈아가며 사용하고싶었습니다. 그리고 로드자전거용 클릿보다는 걷기에 비교적 편한 MTB용 클릿을 선호했고요. 그래서 결정한 제품은 웰고의 QRD-2 W01 제품. 간단하게 페달을 뺄 수 있는 탈착식 페달입니다. 탈착식 평페달과 호환이 되기 때문에 추후에 탈착식 평페달을 구입해서 쉽게 바꿔낄 수 있어서 좋아보였어요. 아무튼 배송 완료. 구성품은 간단합니다. 페달 본체와 탈착용 어댑터, 전용 클릿 정도.

작업 과정1 : 기존 페달 제거

오른쪽 페달을 분리하는 모습 사진
오른쪽 페달은 일반적인 시계 반대방향으로.

왼쪽 페달을 분리하는 모습 사진
왼쪽 페달은 역방향인 시계 방향으로.

탈착식이라곤 하지만 일반적인 페달과 설치 방법은 동일합니다. 우선 기존 페달을 분리해야겠죠. 여기서 중요한 점, 오른쪽 페달은 일반적인 나사산이라 반시계방향으로 돌려야 풀리고 왼쪽 페달은 역나사산이라 시계방향으로 돌려야 풀립니다. 이유는 혹시라도 페달링 중에 페달이 풀리는 것을 조금이라도 막기 위함이라고 하네요. 왼쪽이 역나사산인걸 모르고 오히려 조이는 방향으로 계속 힘을 주다가 결국 망가지는 경우도 많으니 반드시 주의해야합니다.

작업 과정2 : 새 페달 설치

페달 나사산에 구리스를 바르는 사진
나중에 페달을 다시 분리할 때를 위해 고착방지용 구리스를 도포합니다.

페달 어댑터가 설치된 사진
조립은 뭐다? 분해의 역순.

페달 어댑터에 페달 본체까지 설치한 사진
아 근데 페달 본체 방향이 바뀌었어요. 저건 사실 왼쪽 페달 본체.

장착은 분해의 역순입니다. 보통 페달에는 오른쪽(R), 왼쪽(L)이 구분되어 표기되어있으니 잘 확인해서 장착해줘야 합니다. 한가지 팁은, 페달의 나사산에 고착방지용으로 구리스를 약간 발라주면 오랜 시간이 지나 페달을 분리할 때에도 좀 수월하게 뺄 수 있어요. QRD-2 W01의 경우 탈착식이므로 탈착용 어댑터를 우선 설치해준 후 페달 본체를 밀어넣어 끼워주면 설치 완료. 근데 이게 탈착식이다보니 페달 본체를 좌우 바꿔 끼워버렸네요. 탈착식이니 이런 문제가 생기는군요.


알고보니 무서운 게 아니었어.

장착 완료된 페달 상세 사진
맞아 이게 내가 그 때 본 작디 작은 그 페달이야.

장착 완료된 페달 전체 사진
작으니 더 이뻐보이네요.

호기롭게 설치하자마자 클릿슈즈를 신고 야외주행부터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결론은 당연히 낙차 엔딩. 무엇이든간에 연습없이 실전에 돌입하는 건 좀 위험하죠. 저도 우선 집에서 벽에 손을 댄 채로 자전거 안장에 올라 제자리에서 클릿슈즈를 끼웠다 빼는 연습을 한참 했습니다. 처음엔 클릿의 코가 제대로 걸린건지 감도 안와서 클릿을 끼우기는커녕 허공에 헛발질만 수십번을 했어요. 클릿 위치가 발바닥이라 눈으로 보이는 위치가 아니니라 감각으로만 찾아 끼워야 하는데 익숙해지기까지 되게 오래걸리더라고요.

어느정도 연습이 됐다 생각해서 드디어 밖으로 나갔습니다. 아직 넘어지지도 않았는데 벌써 무릎이 아려오는 건 기분탓이겠죠. 집에서 열심히 연습했던 덕인지 테스트 주행에서는 다행히 넘어지진 않았습니다. 발을 들어올릴 때에도 어느정도 힘을 줄 수 있다는 점, 페달에 놓이는 발의 위치를 계속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는 점, 그리고 체결된 감각이 자전거와의 묘한 일체감을 준다는 점이 상당히 좋았습니다.

하지만 결국 저에게도 그 날은 오고 말았죠. 클릿을 끼웠다는 자각을 잊은 상태로 정차를 하는데 발이 페달에서 안떨어지네요. 아뿔싸. 이미 늦었죠. 바닥에 부딪히는 그 순간까지 기를 쓰며 버둥버둥댔지만 발을 비틀지 않으면 클릿이 빠질 리가 없잖아요. 그대로 쿵. 여기까진 그래도 괜찮아요. 문제는 그 다음. 주변에 서있던 사람들이 전부 다 저를 쳐다보는 느낌. 실제로도 쳐다봤을거에요. 아픔은 전혀 느껴지지않고 쪽팔림만이 강하게 몰려와서 넘어지고 0.5초만에 번개같이 다시 출발한 거 같아요. 알고보니 클릿페달은 무서운 게 아니었습니다. 쪽팔린 거였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