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DIY: 벽걸이형 자전거 거치대 극한으로 활용하기 (제품 결정, 설치가 문제가 아니다, 설치 결과)
당시에 저는 자전거를 구입하면서 와이프용으로도 똑같은 자전거를 하나 더 구입했었습니다. 제 자전거는 흰색, 와이프 자전거는 주황색. 둘 다 같은 접이식 자전거였어요. 접이식이면 보관과 이동이 편할 줄 알았거든요. 근데 생각만큼 편하진 않았습니다. 접어도 생각보다 부피가 컸고 무게는 당연하지만 그대로니까요. 베란다에 두는것도 공간을 너무 많이 차지해서 부담스러웠습니다. 게다가 와이프는 저만큼 자주 타지 않기도 하고 저 역시도 날이 추워지니 안타는 날이 훨씬 많아지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베란다가 좁다고 불평하며 눈치주는 와이프를 위해 자전거를 구석에 거치할만한 아이템을 만들게 됩니다.
작업 개요
- 작업일시 : 2018.02.26
- 작업내용 : 자전거 실내 보관용 거치대 개조 및 활용
*본 포스팅은 과거 작업일지를 바탕으로 재구성한 글입니다.
제품 결정 : 고민 고민 끝, 너로 정했다.
시중에는 여러 가지 형태의 자전거 거치대가 판매중입니다. 단순히 정비를 위해 자전거를 넘어지지않게만 해주는 형태의 제품도 있고 천장과 바닥을 수직 기둥으로 고정시킨 후 그 기둥에 자전거를 거는 행거 타입도 있으며 바닥에 자립하여 자전거를 위아래로 두 대 이상 걸 수 있는 자립형 타입도 있습니다.
저는 처음에 수직 기둥이 있는 행거형을 고민했습니다. 이유는, 천장과 바닥을 지탱하는 수직기둥이 안정적으로 보였고 자리 선정도 자유롭다는 점이 매력적으로 보였기 때문이에요. 그리고 거치대 자체의 공간차지가 가장 적은 것도 좋아보였습니다. 아무래도 거치대 자체의 부피가 커진다면 안그래도 와이프에게 눈치받는 이 상황이 더 안좋아질 것이 뻔했기 때문이죠.
행거형의 여러 제품들을 비교하고 있었는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내 자전거는 접이식이지 않은가. 그렇다면 접은채 거치를 할 수 있게 하면 베란다 공간을 더 많이 활용할 수 있지 않을까?’ 유레카. 나는 천재인 것인가. 혼자 낄낄대며 이런 생각을 했네요.
베란다를 둘러보는데 딱 적당한 공간을 발견합니다. 베란다 한쪽 끝 수납용 선반의 제일 아랫공간이 자전거를 접은 채 넣기에 딱 좋은 크기였거든요. 그 곳에 그냥 자전거를 넣어둘 수도 있었지만 베란다 물청소를 자주 하는 저희 집의 특성 상 바닥에서 자전거를 띄워놓고 싶었습니다.
처음 고려했던 행거형, 자립형도 아닌, 바로바로 벽걸이형 거치대. 너무나 생소했죠. 이런 형태는 찾아볼 일도, 들어본 적도 없었으니까요. 가끔 구글에서 검색하다보면 나오는 외국에서 나 쓸법한 거치대 형태였습니다. 물론 구글에서 검색결과로 나오는 사진은 제가 구입한 철제 소재가 아니라 가구와 같은 형태의 나무로 제작된 것들이라 따지고 보면 완전 다른 제품이긴 하죠. 평소에는 고민도 안해봤을 이런 형태의 거치대에 눈이 가게 된 것은 바로 ‘접어서 거치한다’는 아이디어 때문이에요.
- 거치할 수 있는 부분이 길게 뻗어있을 것.
- 자전거 두 대의 하중을 견딜만큼 튼튼할 것.
- 거치대 자체의 부피가 작을 것.
제가 세운 이 세가지 조건에 딱 부합했거든요. 로드자전거 기준으로는 세 대도 가능할 것 같은 긴 거치대부분과 벽에 앙카로 고정하는 튼튼함, 심지어 거치대부분이 위로 접혀 안그래도 작은 거치대가 더 컴팩트해지기까지. 아주 딱입니다.
설치는 간단해요. 그런데,
| 표시한 선대로 요만큼만 잘라내줍니다. |
설치랄 것도 없죠. 그냥 벽에 앙카로 고정시키기만 하면 되니까요. 문제는 그게 아니었습니다. 저는 자전거를 접은 채 거치할 예정이기 때문에 실제로는 자전거 3~4대만큼의 깊이가 필요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제품의 중간에 헬멧 등을 올리는 선반 부분을 잘라내야 했어요. 잘라낸 만큼 깊이가 더 확보될테니까요. 쇠톱으로 열심히 열심히 잘라줍니다. 이게 말이 쉽지 파이프가 두껍다보니까 진땀 꽤나 뺐어요. 잘라낸 부분은 과감히 쓰레기통에 투척해주고 본체 부분은 생각해둔 곳에 앙카로 고정해줍니다. 설치는 이게 끝이에요. 심지어 너무 간단해서 사진조차 찍어놓질 않았네요.
| 와이프 자전거는 잘 안타니까 안쪽으로. |
| 이리저리 머리를 굴려 잘 거치해봅니다. |
| 쓰러지지 않게 잘. |
이제 설치보다 중요한 부분입니다. 저 거치대에 이제 자전거를 올릴거에요. 그것도 무려 두 대나. 우선 타는 빈도가 더 적은 와이프 자전거를 접은 후 이리 저리 머리를 써서 잘 올려봅니다. 장기간 보관할 경우에는 체인과 드레일러 케이블에 장력이 제일 적게 걸리도록 가장 작은 스프라켓과 체인링에 걸어둡니다. 요즘 나오는 제품들은 내구성이 좋아서 그럴 필요도 없다고 하지만 혹시 모르니. 타이어 공기압도 살짝 빼주면 더 좋죠. 이 상태로 최대한 자전거를 벽에 밀착시킵니다.
| 제 자전거를 거치할 공간이 타이트하네요. |
| 반대쪽은 뒷바퀴만 겨우 올라가네요. |
| 결국 넘어지지않게 앞바퀴를 벨크로테이프로 고정. |
| 나름 튼튼합니다. |
이제 제 자전거를 올려줍니다. 와이프 자전거와 대칭 방향으로 올려 공간을 더 활용해봤지만 완벽하게 다 거치해주지는 못하네요. 뒷바퀴까지만 아슬아슬하게 올라가는 바람에 이 상태로는 제 자전거가 앞으로 기울어집니다. 그래서 벨크로테이프를 위쪽 선반에 고정시켜 앞바퀴에 감아줍니다. 그러면 안정적으로 자전거 거치가 끝나요.
거치대 설치, 그 결과는?
여기까지만 하면 정신 사납다고 또 와이프한테 혼날 것 같아 덮개로 덮어줍니다. 예전에 오토바이 탈 때 쓰던 덮개라서 방수는 물론 자외선도 막아줄거에요. 꽤 비싸게 주고 산 덮개라서 버리지 않고 잘 보관해뒀는데 이렇게 또 요긴하게 쓰이네요. 이래서 제가 물건을 잘 못버리고 쌓아두나봅니다. 여기에 베란다를 좀 더 시각적으로 깨끗하게 쓰기 위해 선반 앞을 가려주는 방풍커튼까지 닫아주면 완성. 와이프를 불러다 평가를 요청했죠.
과연 결과는? 칭찬까지는 못 받았지만 ‘그래도 많이 넓어지고 깨끗해졌네.’라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등짝만 안맞아도 선방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정도면 극찬이나 다름없는거 아닐까요?